<더페스티벌>은 우리나라의 축제 하나를 세계축제4강에 포진시킨다는 일념으로 세계축제를 학습하고 있다. 오늘은 세계3대축제 중 하나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일본 북해도의 삿포로 눈축제를 심층 취재하였다. 올해로 62회째를 맞는 삿포로눈축제는 해마다 200여만 명이 참여하는 자리잡은 축제로 유키마츠리(눈축제)라는 일본말도 이미 우리에게는 친숙해져 있을 정도로 이 곳을 찾는 한국인이 해마다 늘고 있다.
우리 지역축제와 같은 점도 많았지만 차이점을 중심으로 분석하려고 한다. 그 성공비결을 알고 싶어 축제개막식이 열리는 2월7일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축제 둘째 날, 삿포로 시청사 10층의 귀빈실에서 세 분의 핵심 책임관을 만났다.
호시노 히사오 : 삿포로눈축제위원장/삿포로관광협회장
카지와라 타카시 : 삿포로시 관광문화국장
미쓰이 가쇼 : 삿포로시 관광문화국 관광이벤트담당과장
<대담; 더페스티벌 서정선 대표>
▲ 北海道(홋가이도)의 수도 삿포로市의 시청사 정문 앞에도 커다란 눈사람이 축제분위기를 살리고 있다.
Q: 함께 자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겨울축제이기도 하지만, 오랜 역사를 가지고 세계적인 축제로 지속적으로 발전해가고 있는 삿포로눈축제는 한마디로 어떤 축제인가요?
A: 이 곳 북해도는 아주 춥습니다. 사람들이 추우면 외출하기를 꺼려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눈(雪)을 북해도의 재산이요 자연의 혜택으로 보는 순간 관광자원화하게 된 것이지요. 사실 처음 눈축제의 기획의도는 아주 우연이었답니다. 1950년, 아직 2차세계대전 패전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식료품 등의 기본적인 생활 물자가 부족한 시대였습니다. 이 때 중고생들의 눈싸움과 설상카니발(雪像Carnival)이 어두운 사회적 분위기를 없애는데 기여했습니다. 이 것이 힌트가 되어 삿포로시와 삿포로관광협회 등 여러 단체가 눈축제로 세 가지를 이루자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첫째 시민을 위한 레크리에이션 수단을 제공하고, 둘째 눈으로 새로운 관광 자원을 창조하며, 셋째 2월의 만년불황을 타개하기로 했습니다. 1950년 제1회는 오도리 공원의 西7丁目(chome)에 시내의 중학생과 고교생에 의한 설상 6기가 전부였습니다.
Q: 지금은 오도리 西1丁目부터 12丁目까지 총 1.5Km에 걸쳐 200여기의 대단위 설상이 전시되던데요, 그래서 학생들이 만들지 않고 자위대가 동원된다고 하던데..
A: 예, 올 해는 252기의 설빙상(雪氷像)이 손님을 맞이합니다. 사실 인력동원이 필요한 건 사실이지요. 제23회 때부터 자위대와 축제위원회간의 협력에 관한 협정서 조인을 통해 눈 수송이나 대설상(大雪像)의 제작을 부탁하고 있습니다. 올 해도 육상자위대 11여단이 눈 수송과 제설을 맡아 줬으며, 계약협정대로 3개 지역(4, 7, 8丁目)에 대설상을 만들어 줬습니다. 물론 돈을 지불하진 않습니다.
Q: 그럼 다른 곳의 그 큰 설상 들을 누가 다 만드나요? 소요경비가 대단할 텐데요?
A: 눈의 수송과 제설을 육상자위대에서 해 주고 설상의 제작 설치 및 운영은 권역별로 매스컴이 분할 담당합니다. 북해도신문, NHK삿포로방송 등 약 20개 매스컴이 수십년동안 같은 권역을 담당하여 운영해 왔으므로 익숙한 진행이 된 것이지요. 각 권역에 약 5천만엔 정도가 들어 가는데 각 매스컴이 기업체로부터 브랜드마케팅 해주는 대가로 스폰서쉽을 받습니다. 작은 설상만으로 된 권역은 1천만엔 밖에 안 듭니다.
Q: 그럼 전체 축제예산은 얼마나 됩니까? 시청에서 또는 중앙정부에서 예산배정을 어떤 비율로 해 주는지요?
A: 전체 소요경비는 수십억엔 들겠지요? 그러나 각 권역별로 매스컴이 독립적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저흰 모릅니다. 저희 축제위원회는 그들이 해마다 올리는 기획안이 전체 테마에 어긋나지 않는지만 체크하고 승인해 주는 일을 합니다. 축제위원회의 구성은 시청의 관광문화국 직원과 삿포로관광협회, 시 교육위원회, 시 상공회의소 등 약 100개 사회단체 회장 들로 되어 있습니다.
축제위원회의 실행예산은 약 1억엔 됩니다. 중앙정부 예산배정은 없습니다. 1억엔 중 1/2을 시 예산으로, 나머지 1/2도 스폰서와 판매수익금으로 충당합니다. 이 1억엔은 주로 축제홍보에 쓰입니다.
Q: 그럼 축제위원회는 어떤 일을 하나요? 상근 직원은 몇이나 되나요? 그 들의 임금도 만만치 않을텐데..
A: 저흰 하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하하하..
상근직원은 없습니다. 삿포로관광협회장이 축제위원장을 맡고, 시청 관광문화국에서 주로 일을 하며 매년 2회 모여서 중요한 의사결정 합니다. 6월에 포스터 시안을 결정하고, 12월에 테마 선정하는 공모작 평가모임을 하는 게 전부입니다.
상근직원은 없지만 약 2,300명의 자원봉사자(Volunteers)가 큰 힘이 됩니다. 자원봉사자는 5개 분야로 나뉘어 모집하는데, 장애노인복지분야, 관광안내, 외국어통역, 시큐리티 및 설상제작분야입니다.
▲ 시큐리티(安全)분야를 담당하는 자원봉사자가 곳곳에 있다. 이 들은 점심 값도 市에서 받지 않지만 봉사의 기쁨으로 일을 한다.
Q: 일을 많이 하시네요. (웃음) 1억엔을 주로 축제홍보에 쓴다고 하셨는데 어떤 일을 또 하시나요?
A: 온라인 오프라인 광고를 합니다. 인터넷의 다양한 루트를 통한 홍보가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축제홍보대사 역할을 하는 미스삿포로선발대회가 아직 인기 많습니다. 축제 전야제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미스삿포로대회이니까요. 그 응모자 수가 요즘은 줄어가는 게 약간 걱정입니다만..
홋가이도의 온천관광, 천혜의 자연 홍보 등 연계관광 상품과의 조인트마케팅도 축제성공의 큰 요인입니다. 눈축제에 연관된 노래도 힛트곡이 많아요. 하마구치 쿠라노스케/작사·작곡의 「사랑의 눈꽃불」 「눈축제의 소녀」나 카지와라 마사타케·후나다 쥰코/작사·작곡의 「삿포로 스노우 페스티벌」등을 많은 사람들이 따라 부르고 있습니다.
삿포로 눈축제의 과거의 역사자료를 모은 자료관이, 육상 자위대 마코마나이 주둔지내에 있습니다. 또, 히츠지가오카 전망대에도 「삿포로 눈축제 자료관」이 있습니다.
▲ 스스키노(Susukino) 거리에는 80기의 얼음조각상이 있으며 일루미네이션로드는 기념촬영하는데 인기 만점이다. 스스키노는 매일 24시에 조명이 꺼진다.
Q: 62회라는 장수축제를 꾸려 오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을텐데요, 4개 행사장 중에서 마코마나이와 나카지마는 없어지고 결국 오도리(Odori) 스스키노(Susukino) 쓰도무(Tsudome)의 3개 행사장이 손님을 맞고 있습니다. 여러 변화의 상황에서 느끼신 어려움이나 뿌듯함은 없으셨는지요?
A: 여기 있는 사람들이 오래 해 온 게 아니라서요. 미쓰이 과장도 눈축제 2년 맡았을 뿐입니다. 설빙상의 수로 보면 제43회 때, 366기가 최다입니다.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고 방문객 수가 중요한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눈 자체가 주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표현된 예술성에서 감동을 받는 것이 큰 의미인 것 같습니다.
제25회의 오일 쇼크는, 축제 개최가 의심 되어지는 심각한 사건이었습니다. 1월 8일부터 개시된 눈 수송에 연료의 조달이 어려워 축제위원회에서 간신히 확보한 양도 이전 축제의 66%인 35킬로리터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자위대에서는 면밀한 수송 계획을 세우다가 결국 부족분을 보충하기 위해서 일부의 중대형 설상 안에 드럼통을 채워 대처했습니다. 그 드럼통수가 800개에 달했습니다.
제23회 때 마코마나이 스케이트장에 있던 사상 최대의 설상인 높이 25 m, 눈수송 트럭 1300대 분의 작품은 자랑스러운 일이었고요. 그 해, 제11회 동계올림픽대회가 삿포로에서 개최되었기 때문에, TV 중계로 이 설상이 소개되어 삿포로눈축제가 세계인 이목을 끌어 가슴이 뿌듯했다고 선배들은 말합니다.
Q: 숫자가 중요하지 않다고 하셨는데, 그래도 방문객 수는 중요한 성공척도라고 보여집니다. 그 들의 통계의 의미와 구성과 경제유발효과에 대해 말씀 좀 해 주십시오. 해외축제와의 협력교류에 대한 시도도 말씀해 주십시오.
A: 작년에는 날씨가 좋아서, 그리고 축제광고를 많이 해서 아시아인들이 격증하여 243만 3천명이 왔습니다. 일본 본토와 북해도에서 온 일본인이 대부분이지만 한국, 대만, 중국, 홍콩 등 인접국가의 관광객이 해마다 늘고 있어 힘이 납니다. (10년 전 234만 명을 기록했던 제52회 내방객 통계를 보면 삿포로시민 49%, 북해도내 관광객 36%, 도외 일본인 13%, 외국인관광객 2% 였음)
계수방법은 오도리공원에서 카운팅하는 센서를 통해 보행자 수의 합으로 추측한 숫자입니다.
그 때 당시 실시한 관광소비액조사를 보면, 눈축제에 의한 직접소비액이 188억엔이며, 시의 산업연관표를 기초로 간접효과를 포함한 경제파급효과를 산출한 결과 268억엔에 달했습니다. 다만, 여행사패키지 투어를 이용한 북해도 외의 관광객의 여행경비가 출발지에서 지불됨으로써 조사한 소비액에 반영되지 않아 실제 경제유발효과는 이를 상회한다고 판단됩니다. 실제 조사에 따르면, 시민들은 2~3천엔을 쓰고, 본토일본인은 2~3만엔을 쓰며, 숙박을 하는 외국인은 5만엔 정도를 쓴다고 합니다.
그 다음 질문이 뭐였죠? 아, 외국축제와의 협력교류.. 물론 많은 시도를 합니다. 겨울축제의 파트너 화천산천어축제와 정보교류를 하고 상호세미나도 시도하고 있습니다. 대전광역시와 삿포로시가 자매결연을 백제문화축제와도 대규모 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어제도 대전시와 시민단체에서 100여명의 고위급 인사들이 방문하여 개막식을 축하해 줬습니다.
Q: 시간이 많이 지났네요. 많은 것이 알고 싶은데.. 마지막으로 눈축제의 차별화된 특장점을 든다면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 경쟁이나 롤모델로 삼는 축제는 있는지도.. 캐나다의 퀘벡시 윈터카니발 정도인가요?
A: 축제 인프라를 먼저 들고 싶습니다. 오도리 공원이라는 주어진 공간은 전용공간처럼 축제가 끝난 뒤에도 타용도로 유용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스스키노도 길을 막아 축제기간 동안 얼음조각상을 감상하고 쉽게 철거할 수 있으며, 쓰도무는 실내야구장 돔을 축제인의 생체리듬 밸런스를 위해 사용하게 하여 실내 어린이놀이터, 식당, 공연무대 등으로 설비이용 극대화를 꾀한 것이지요.
캐나다 윈터카니발은 스포츠형 축제이고 우리 삿포로눈축제는 자연설을 감상하는 축제입니다. 서로다른 개념의 축제니까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여기는 눈 자체가 좋습니다. 설질(雪質)을 연구하는 논문이 많이 나옵니다. 설상재료인 눈의 내부융해 실험결과를 보면 불순물이 혼입되어있는 눈기둥은 태양광선의 침투로 곧 공동화되어 도괴해 버렸으나 대기가 깨끗한 지방의 순수자연산 눈에서는 거의 융해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예쁜 눈이 있습니다.
삿포로와 홋가이도를 배경으로 한 문학작품이나 영화가 계속 나오고 털게, 오징어, 연어, 소고기 등등의 특산물이 계속 홍보되어 겨울에만 찾는 관광객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여름에도 꼭 오십시오.
그리고 삿포로에 오셨으니 세 가지는 꼭 들어 보시고 가십시오. 삿포로 라멘과 양고기 징기스칸과 카레스프입니다.
<사진: 더페스티벌>
긴 시간의 대담을 마치고 시청사를 나설 때까지 따뜻한 환대를 해 준 삿포로눈축제의 리더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청사를 나와 오두리공원과 스스키노 행사장을 둘러보며 삿포로시는 우수한 축제실행능력을 소유하고 있음을 느꼈다. 삿포로의 여름축제에도 관심이 갔다. 삿포로 여름축제의 꽃인 <요사코이 소란축제>와 <삿포로맥주축제>때 이 곳에 다시 올 것을 다짐했다.
글: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