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늦장가를 가서 지금 26개월 아이의 아버지입니다. 행복한 아이로 키우고 싶습니다. 그런데 어린이 창작뮤지컬을 만들어 온 지난 10년 동안 척박한 대한민국의 어린이공연 문화 환경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인성, 감성과 창의력을 열어주는,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는 어린이전용극장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가수 유열은 서울 서초동에 있는 어린이공연문화재단 <행복한아이> 사무실에서 힘있게 말했다. 그는 오늘 아티스트가 아니라 어린이공연문화재단의 이사장으로서 <더페스티벌> 독자 앞에 섰다.
어린이 뮤지컬 <브레멘음악대>를 통해서 어린이들에게 자신감과 행복을 선사해 온 유열컴퍼니(YOOYEOL COMPANY)의 유열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양질의 어린이 공연을 통해 아이들이 문화적으로 철학적으로 성장하고 아이들에게 보다 큰 의미의 행복을 느끼게 해주고 싶은데 요즘 아이 키우는 환경이 문화적으로 너무 황폐한듯하여 어린이공연문화재단 <행복한아이>의 무보수 이사장직을 수락했다고 한다.
<행복한아이>에 따르면 국내엔 변변한 어린이전용극장이 없다. 남산 어린이회관(1970년), 샘터 파랑새극장(1984년), 삼성어린이박물관(1995년) 등 개관되어 왔으나, 주로 도서관이나 박물관 용도로 지어졌다. 광주(光州)에도 ‘아시아문화중심도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대규모 어린이문화원이 개관을 앞두고 있지만, 전국 모든 어린이들이 보편적으로 문화공연을 향유하기엔 부족한 실정이다.
유열 이사장은 어린이전용극장만 없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 예술적, 교육적, 정서적 어린이 대상 콘텐츠도 부실하다는 것이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뮤지컬도 뽀로로 같은 인기 애니메이션이나 아동용 TV프로그램의 캐릭터 쇼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순천향대학교 원종원 교수의 최근 조사에서 어린이용 공연물 예매율 상위 10편 중에서 ‘송승환의 new 호두까기 인형’을 제외한 9개 공연이 캐릭터 쇼였다.
유열 이사장은 미국 영국 호주 독일 덴마크 등 문화 선진국들이 아동공연 쪽에서도 훨씬 앞서 있음을 발견하고 부모의 길과 가치관을 따라가는 아이들에게 아동공연예술의 필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그는 경제적인 소외계층 어린이보다 오히려 강남 아이들에게 더 필요하다고 한다. 공연예술 혜택을 못 보는 현실은 가정만의 책임이 아니라 사회가 시스템적으로 뒷받침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미국 시애틀 어린이극장이나 뉴빅토리시어터, 영국의 폴카극장이나 유니콘시어터 등은 수준높은 어린이전용극장이다. 요즘 서구 공연가에서 아동용 소설 ‘찰리와 초콜릿공장’ 원작을 뮤지컬로 만든 영국산 어린이뮤지컬 ‘마틸다’는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수년간 매진 기록을 세웠으며 전미투어 공연과 호주 버전 출품 등 글로벌 흥행을 구가하고 있다.
자존감(Self-esteem), 상상력(Imagination), 개방성(Openness), 존중(Respect), 배려(Consideration), 협력(Working together)의 여섯 가지를 그 핵심가치로 내세운 <행복한아이>재단은 어린이 친화적인 환경에서 수준 높은 공연을 부담 없는 비용으로 자주 찾을 수 있는 공공목적의 어린이 전용극장 건립을 제일의 목표로 삼고 있다. 이어서 창의적이고 상상력을 높일 수 있는 어린이극 제작지원과, 정부, 지자체, 기업, 학교와 함께 어린이공연 문화환경 개선을 그 전략적 가치로 삼고 있다.
유열 이사장은 행복한아이 환경 만들기를 캠페인성으로 홍보하기 시작했다.
“5월 14일 수원 SK아트리움에서 어린아이 가진 부모 대상으로 토크콘서트를 합니다. <엄마, 나 어떤 공연 먹을까?>라고 제목을 붙여 봤습니다. 유기농 친환경 먹거리를 내 아이에게 주고 싶은 부모들이 양질의 문화예술공연을 고르는 법도 터득하는 좋은 시간이 될 겁니다. 그리고 전국을 순회하며 이 토크 콘서트를 가질 생각입니다.”
작년 5월 설립된 이 비영리재단이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자원이 필요하다. 그는 지난 10년간 약 20억원의 예산을 들여 어린이 뮤지컬 브레멘음악대의 공연을 통해 70만 관객을 맞긴 했으나 운영면에서 힘들었다고 한다. 그래도 열심히 뛰어 온 이유는 아동용 공연은 상업적 예술의 영역이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2009년에 독일 브레멘광장에서 주정부 초청으로 트럭 위에서 공연함을 경험삼아 그는 대극장버전의 브레멘음악대 뮤지컬을 농어산촌 지역 찾아가는 작은 브레멘음악대 만들기로 결심하고 트럭투어뮤지컬을 곧 시작한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을까요? 대한민국 방방곡곡, 우리 아이들에게 행복을 전하러 트럭이 달려갑니다. 무대를 세울 수 있는 공간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전천후 뮤지컬을 펼쳐 주어 아이들에게 소중하고 행복한 꿈을 꿀 수 있는 귀한 시간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어린이 뮤지컬 스테디셀러 <브레멘음악대>는 춤추는 당나귀 동키, 외국에서 온 귀족 강아지 도기, 발레리나 고양이 캐티, 멋진 연주가 암탉 러스티, 4마리 동물이 서로 친구가 되고 꿈을 찾아 떠나는 신나는 모험이야기를 들려준다.
공연명: 트럭투어뮤지컬 <브레멘음악대>
공연시간: 50분
참여인원: 배우4명, 스태프 4명
관객연령: 4세이상 어린이
공연장소: 지역축제, 학교운동장, 박물관, 강당 등
실내무대 - 가로 6m, 세로4m, 깊이 5m 이상
야외무대 - 트럭이 주차할 수 있는 공간
예산: 트럭공연 회당 430만원 / 소극장공연 500만원
제작: 유열컴퍼니 제작감독 김유승 02.585.4546 [email protected]
유열은 축제도 개발하고 있었다. 어린이가족극축제를 기획하고 있다고 한다. 최초의 지역순회형 어린이가족극 매머드급축제가 될 전망이어서 축제계의 관심까지 가미된다면 <행복한아이> 만들기 프로젝트는 순풍에 돛단 듯 문화융성의 한 축을 담당할 것이다.
“우리 모두에겐 어린이가 있습니다. 자녀로 조카로 손주로 아이들을 데리고 있지요. 미래의 꿈나무 우리 아이들을 위한 좋은 문화환경을 만드는 일에 누구나 앞장서야 합니다. 곳곳에 어린이 극장이 있고 곳곳마다 좋은 경쟁으로 좋은 공연을 만들려고 한다면 우리 아이들이 행복해지고 우리사회가 아름다워질 것입니다”
유열 <행복한아이> 재단 이사장의 꿈이 이루어지도록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어린이공연문화환경 만들기에 합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