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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겨울답지 않아 겨울축제의 걱정이 태산이다.
우리나라 대표 겨울축제로 각광을 받는 화천산천어축제의 개막일이 일주일 연기했다가 또 연기에 연기를 거듭하고 있다. 눈이 오지 않던 올 겨울에 오히려 겨울비가 내리며 얼음의 안전두께가 형성되지 않은 것이 얼음축제 개최의 걸림돌이 된 것이다.
화천산천어축제의 운영주체인 재단법인 나라(이사장 최문순 화천군수)는 11일 이사회를 열고 축제 개막을 재차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이 축제는 1월 27일부터 2월 16일까지 21일간 열기로 함으로써 원래 개막일보다 16일 늦춰졌다. 8일 오후부터 9일까지 화천지역에 75mm의 큰 비가 내린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얼음낚시와 관계없는 화천읍 선등거리 프로그램과 실내얼음조각광장은 계속 운영되고 있지만 열심히 준비한 축제의 원가요소를 감안하면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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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고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얼음이 두꺼웠던 평창에서도 기대하지 않은 걱정거리가 생겼다. 평창송어축제는 얼음낚시장이 개장되어 운영되고 있었으나, 8일 느닷없는 겨울비 세례에 축제장을 잠정 폐장하기로 했다.
평창의 또 다른 윈터페스티벌 대관령눈꽃축제도 11일에서 17일로 개막을 미뤘다. 눈이 오지 않은 태백산에서 개막한 태백산눈축제와 곧 개막을 앞둔 인제빙어축제도 막연히 한파를 기다리고 있다. 홍천강꽁꽁축제는 이번 폭우로 축제장이 흙탕물 범벅이 되며 시설물 피해가 더해지고 있어 시름을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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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계 인사들은 지구온난화가 환경문제 뿐 아니라 문화관광분야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어 범세계적인 대책이 필요한 순간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겨울축제 콘텐츠의 새로운 전략 설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